[천천투 #9] 데니머 사이언티픽… 내 첫 상장폐지 경험담

오늘은 내가 투자했던 종목이
상장폐지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사실 이 이야기를 블로그에 쓸지 말지
정말 많이 고민했어.

왜냐하면 내 친구들이랑 지인들한테도
블로그 링크를 꽤 보냈었거든.

 

솔직히 이런 실패담을 공유하는 게
조금 창피하기도 해서 말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혹시라도 나처럼 아무 준비 없이
무작정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런 경험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야.

 

내가 처음 한국 주식을 시작할 때
친구 추천으로 투자 입문했다는 이야기 기억나?

(기억 안 나면 여기 클릭!)

 

그 친구랑은 평소에도 주식 이야기를 자주 나눴는데,
마침 그때가 ESG, 친환경 테마가
크게 주목받던 시기였어.

 

어느 날 친구가 지나가는 말로 이러는 거야
“야, 데니머 사이언티픽이라는 종목 있는데… 요즘 주가 미쳤어.
너무 맛있어 보이는데 조금 매수해보려 한다.”

 

난 별 신경 안 쓰는 척했지만,

속으로는 나도 한 번 사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

 

그 기업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별 정보도 없이 그냥 500만 원을 덜컥 넣어버렸어.

 

나중에 찾아보니,

그 회사 이름이 ‘데니머 사이언티픽(Danimer Scientific)’이였고,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을 개발하는

미국의 바이오 기술 기업이었어.

 

당시엔 ESG 테마로 주목받았지만,
실적은 부진하고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 중이었지.

 

나는 그런 상황도 전혀 모르고
친구 말만 듣고 투자했던 거야.

 

내가 매수한 가격은 약 40불 언저리였어.
그런데 내가 사자마자 주가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지.

 

아래 그래프는 그 시기의 주가 흐름이야.

 

( 출처: TradingView )

5월쯤에는 28불까지 떨어졌다가,
7월에는 다시 40불 이상 회복하기도 했어.

 

그때만 해도 고점이 90불 이었던 종목이라
“이거 또 90불까지 가는 거 아냐?”
하는 마음으로 그냥 기다렸지.

...그리고 나선,

영원한 하락세로 ^^..

 

상장폐지되기 전까지는
“언젠가는 다시 오르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냥 잊고 지냈어.

 

그러던 어느 날, 뉴스 기사 하나를 보게 됐는데
30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1달러 미만이면

상장폐지될 수 있다는 거야.

 

그때 나는 처음으로 깨달았지.
“아… 1달러 밑이면 진짜 상장폐지도 되는구나ㅋㅋ” 하고.

 

그때 이미 수익률이 -90%를 넘고 있어서
솔직히 그냥 그러거나 말거나… 하고 방치했었지.

 

근데 갑자기 주식이 확 튀는 거야?
“뭐지?” 싶어서 봤더니
40주가 1주로 병합된 거였어.

 

아, 여기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건 리버스 스플릿(Reverse Stock Split)이라고 해.
다른 말로는 ‘액면병합’ 또는 ‘역분할’이라고도 해.

 

주가가 너무 낮을 때

형식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사용하는 방식이야.

 

예를 들어 주가가 1달러 미만이라면,
40주를 합쳐서 주가를 40달러로 높이는 방식이지.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어.
기업의 실적, 가치, 재무 상태는 그대로니까.

 

이런 건 보통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기업들이 최소 주가 요건을 맞추기 위해 사용하더라고.

 

ㅋㅋㅋ 진짜… 이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결국 상장폐지.

 

뭐… 그나마 다행인 건,
상장폐지 직전에 전량 매도해서 30만 원 정도는 회수했다는 거?
그게 내 첫 상장폐지 경험이었어.

 

이렇게 다시 생각해보니
웃기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해.

 

그래서 더더욱 누군가에게는
이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었어.

 

정보도 없이,
단순히 남들이 좋다는 말을 듣고 투자하는 건
정말 위험해.

 

차트 분석이나 재무제표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우량주, 아니면 이름이라도 들어본 기업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어.
(특히 나처럼 아무것도 모를 때는 더더욱!)

 

주식을 도박처럼 하면… 나처럼 되는 거야 ^^

 

 

 

  

 이 글은 ‘용이의 천천투 일지’에 최초 게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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